‘나는 바담풍(風) 해도 너는 바람풍(風) 해라’는 속담이 있다.
자기는 제대로 못하면서 자녀들이나 남에게는 바르게 하라고 요구할 때 하는 말이다.
세상 사람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알게 모르게 서로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영향들 중에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잘못들도 있다.
스스로 그런 잘못을 잘 아는 까닭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잘못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바담풍의 속담을 만들어내게 하였을 것이다.
이 바담풍 속담은 간혹 코메디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몇 번씩 반복하면서 소리를 높여가며 ‘바담풍’을 외치는 스승과
그 소리를 똑같이 따라하는 제자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바람풍’으로 따라 하기를 원하며 ‘바담풍’이라고 외치는 스승과
‘바담풍’을 따라 외칠 수밖에 없는 답답한 제자
이 두 사제 간의 힘겨운 속내는 해소되지 않고 그저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도 그것이 잘못된 일인 줄 알아, 그러나 우리는 이미 늦었어.
고치기가 힘들어. 그러니 너희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니.
” 그러나 이런 말을 할 때쯤 되면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옆으로 기는 게가 자식들에게는 똑바로 기라고 해도 게의 본성이 옆으로 기는 것이듯,
자식들에겐 부모들 못지않게 잘못된 습관이 이미 깊이 물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나쁜 유산을 상속시키고 싶지 않은 부모와 배운게 그것밖에 없는 자녀들,
어떻게 해야 나쁜 유산의 상속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늙어가며 세상 일이 뜻대로 안된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녀의 교육문제가 그렇다.
타고난 재주와 능력이 있음에도 의지와 노력이 받쳐주지 않는다고들 한다.
특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부모가 변하면 된다. 부모가 변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이끌어낸다면, 자녀들은 기대보다 훨씬 크고 빠른 변화를 보일 것이다.
실천을 통한 모범을 보이는 것, 이 일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 아무리 열 번, 백 번씩 소리를 높여가며
‘바담풍’을 외쳐도 ‘바람풍’이라고 따라할 수는 없다. 천천히 주의깊게 노력해서 ‘바람풍’이라고 소리 내어
정확하고 바른 모범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비록 그 일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말이다.
자녀의 바른 말과 행동을 바란다면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자녀들이 하는 말과 행동들은 반드시 그 부모를 닮게 되어 있다. 평소 한 번도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자녀들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들, 자기 스스로는
거친 말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하면서 자녀들만 야단치는 그런 부모들이 적지 않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내 자녀의 잘못된 말과 행동을 볼 때,
자녀를 야단치기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나무라야 한다.
‘내가 좋은 모범을 보여주지 못해 아이가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라고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한다.
‘나는 이미 늦었으니 너라도 잘해라’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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